외국인 노동자 무료 진료소 라파엘 클리닉(대표이사 안규리)은 5월 24일 서울 성북구 창경궁로 43길 7 현지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라파엘 센터 축복식을 거행하고, 치유의 사랑을 더 널리 전파하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센터는 라파엘 클리닉이 서울 동성고에서의 복도 진료생활을 끝낸 지 17년 만에 서울대교구와 후원자의 도움으로 마련한 첫 보금자리다.

내과계와 외과계 진료실, 산부인과, 치과 등을 비롯한 약제실을 갖춘 센터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따뜻한 집’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 특히 5층 경당 입구에는 고 김수환 추기경 흉상이 설치됐다. 흉상은 최종태(요셉) 서울대 명예교수가 제작했다.

주말 진료가 중심인 센터에는 현재 치과만이 매주 수요일에 운영되고 있다. 향후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도 평일 운영을 시작해 환자들이 급성 통증만큼은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또, 진료가 없는 날에는 ‘라파엘 아카데미’를 운영, 배움의 공간으로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다.

안규리(아기 예수의 데레사) 대표이사는 “클리닉이 단순한 치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자립해서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까지 고민하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축복식에서 라파엘 천사가 하느님의 사명을 띠고 한 일은 아픈 사람을 치유해 준 것이라며 “라파엘 클리닉 봉사자들은 하느님의 메시지를 마음속에 받고 라파엘 천사의 일을 한 것”이라고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라파엘 클리닉 담당 고찬근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랑과 정신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계속 전해질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하겠다”며 “그 사랑이 우리 사회에까지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 라파엘 클리닉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1997년 혜화동성당에서 첫 진료를 시작한 라파엘 클리닉이 당시 진료소를 비워줘야 했던 상황에서 김 추기경은 선뜻 가톨릭대 신학교를 진료소로 쓸 수 있도록 힘을 보탠 바 있다.

평화신문 |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