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천사 이야기

[인터뷰] 마얌에게 아름다운 소리세상을 선물해주세요 - 아스클레피오스 단장 배성현

작성자
raphael
작성일
2015-01-05 16:55
조회
2923


마음을 나누는 행복
초등학교 입학 후 저에게 봉사는 우리나라에서 꿈을 이루는 과정 속에서 필요한 도구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4학년 때 영어 debate대회 준비를 하면서 정리했던 장애인들과 다문화 가족에 대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며 누리고 살았던 일상의 편의와 행복들이 어떤 이들에겐 절실한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제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 누군가에겐 이루고 싶은 소망인 나의 일상을, 장애인이나 다문화 가족들도 누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생각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를 동반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처럼 저도 국내외 소외된 많은 이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뜻을 같이하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봉사단 ‘아스클레피오스’을 결성하고 라파엘에서 주관하는 바자회와 나눔 활동 등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한해가 흘렀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다.”는 형식이 아닌 이곳에서 “함께 살면서 함께 마음을 나눈다.”라는 봉사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귀여운 여동생, 마얌
봉사단 창단 이후 “마얌”이라는 귀엽고 예쁜 6세 여동생을 위해 모금활동을 벌였던 일이  가장 뜻 깊고 의미가 있어 기억에 남습니다. 파키스탄 난민인 마얌은 눈망울이 크고 미소가 밝은 어린아이입니다. 하지만 밝은 미소 뒤엔 선천적인 이유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고통을 지녔습니다. 우리가 마얌의 사연을 처음 접했을 때에도 이미 수술할 시기를 많이 놓쳐 조금만 더 지체하여도 영원히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여러 기관의 도움을 받아 현재 인공와우 수술을 잘 미치고 앞으로는 재활치료를 통해 소리를 듣고 말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함께 바라는 마얌의 건강
처음 마얌의 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마얌이 꼭 낫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각자 열심히 모았던 저금통을 내어놓았습니다. 수술비를 보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이 마얌이와 함께해주길 바라며 성북구 책 모꼬지 행사와 라파엘 나눔 잔치에 바자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마얌의 사연이 적힌 편지를 나누어주며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모금에 동참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우리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응원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손을 꼭 잡아주며 마얌이의 쾌유도 함께 빌어주기도 하였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바람처럼 마얌이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마얌이의 더 행복한 삶을 꿈꾸며
비록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지만 수술 경과가 좋아 활짝 웃으며 퇴원을 하는 마얌의 웃는 얼굴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나의 행동 하나", "마음 씀씀이", "우리의 작은 관심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행복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행복해하는 마얌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나눔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고, 마음을 나눈 보람도 느꼈습니다.
마얌이는 앞으로도 꾸준한 재활치료와 나머지 왼쪽 귀를 위한 수술과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우리를 향해 예쁜 미소를 지어주던 마얌이가 수술과 재활을 잘 견뎌내어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꿈꾸는 그 날을 기다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