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천사 이야기

[인터뷰] 봉글의 사랑이 몽글몽글! - 봉글(성신여대 글로벌의학과 봉사동아리) 대표 이지연

작성자
raphael
작성일
2014-06-22 16:55
조회
3970


매주 동두천 진료소의 문을 함께 열고 있는 봉글. 봉글의 제 1기 회장을 맡고 있는 이지연 봉사자는 2주에 한 번씩 동두천 진료소를 찾아 접수, 안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느 라파엘 봉사자처럼 참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이지연 봉사자의 동두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연
작년 1월부터 동아리 선배였던 보민 선배를 따라 동두천 진료소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봉사자와 환자들이 어울린 가족 같은 분위기가 참 좋았죠. 또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자연스럽게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외국인으로서 외국에 살면서 몸이 아플 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환자들의 아픔이 남의 일 같지 않았어요.

기억에 남는 일
2차 병원으로 의뢰되는 환자 분들이 병원비 걱정을 많이 하시곤 해요. 특히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된 분들의 경우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더 암담해 하시죠. 무료 병원이 맞는지 몇 번이고 확인하실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또 동두천 진료소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라 환자들도 금세 눈에 익게 돼요. 그 중에서도 진료소를 너무 자주 찾는 환자가 있었어요. 그 분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카드를 빈번하게 이용하는데다 요구사항도 많고 불만도 잦았어요. 가끔은 약을 타려는 꾀병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은 그 분의 다리 관절에서 물을 빼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많은 물이 나오는 거예요. 이 분이 그 동안 얼마나 편찮으셨을지 생각하니 제 오해가 너무 죄송했어요.

보람
봉사를 다녀오면 항상 마음이 행복해요. 거리가 멀어 오가는데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그 시간 동안 책도 읽고 공부도 할 수 있으니 버리는 시간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겨울철에는 꽁꽁 얼어붙은 눈길을 쓸어가며 진료를 준비해야 할 때가 많아 조금 힘들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보람이에요. 저는 동두천진료소를 찾는 환자들에게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요. 사실 고된 노동현장에 장시간 노출되다 보니 좋은 기억만 갖기 어렵잖아요. 한국이라는 나라가 ‘내가 아플 때 나를 고쳐준 나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요.

바람
봉사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동두천 진료소는 선배 봉사자 분들도 많고, 봉사 체계가 아주 잘 잡혀있거든요. 새롭게 선출될 봉글의 임원진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선배들이 힘들게 이뤄낸 것이니 후배들을 잘 이끌어서 열심히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또 봉글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동두천 진료소에 관심을 갖고 봉사에 참여해주기를 바라봅니다.

봉글소개
봉글은 ‘봉사하는 글로벌의학과’의 줄임말 이다. 2010년 글로벌의학과의 사회봉사과목을 지도했던 전민영 교수의 추천으로 동두천 분소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학생들은 수료가 끝난 후에도 꾸준히 봉사를 이어오다 2013년 11월, 봉글을 창단하게 되었다. 초창기 9명의 선배 봉사자가 후배들을 모아 27명의 학생들이 뜻을 함께하고 있으며, 6월 20일 새로운 임원진이 선출된다. 현재 매주 2-3명의 봉사자가 동두천 진료에 참여한다. 봉글은 라파엘클리닉 외에도 남대문 쪽방 진료소, 평화복지관, 홈리스 인권지킴이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