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the Raphael Angel

 

[인터뷰] 봉사, 배움의 연속 - 민경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3학년)

작성자
raphael
작성일
2013-09-17 16:55
조회
3473


지난 1년 동안 라파엘클리닉 봉사자대표로 진료진행을 잘 이끌어준 민경하 님. 봉사를 할수록 마음이 넉넉해지고 배우는 것이 많아진다는 그녀 덕분에 혜화 진료소가 더 밝게 빛날 수 있었습니다. 라파엘클리닉에서의 값진 경험이 좋은 의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그녀의 다부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인연

제가 처음 라파엘클리닉을 찾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2011년 3월, 의대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맞는 주일이었습니다. 당시 CaSA (서울대학교 의대, 간호대 가톨릭 학생회)의 신입회원으로서, 선배님의 초대로 라파엘클리닉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저였지만 입구에 걸린 김수환 추기경님의 미소 짓고 계신 사진과, 그곳을 찾은 환우들이 보여준 따뜻한 웃음은 제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더구나 의대 입학 후 제 삶을 소외된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그들을 위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첫날부터 라파엘클리닉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첫날 맡게 되었던 내과 봉사는 7시가 넘도록 끝나지 않는 이례적인 진료시간을 기록하였지만, ‘힘듦’ 보다는 ‘따뜻함’으로 기억되는 시간입니다.

*** 배움

내과, 약국, 산부인과 등에서 봉사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우선 1958년부터 시작된 CaSA의 무료 진료와, 그 연장선상에서 1997년부터 이어진 라파엘클리닉의 진료 봉사에 함께한다는 것 자체로 지금까지 라파엘클리닉을 이어오신 선배님들과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CaSA공동체가 의료봉사라는 선의로 하나 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또한 현재 봉사하고 계시는 의사, 간호사, 약사 선생님들을 보면서, 저도 나중에 의사가 되어 꼭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봉사도 좋지만 조금 더 전문적인 분야에서 환우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또 하나 배운 것은 정말 바쁜 시간을 내어 봉사하시는 봉사자 선생님들을 통해 봉사란 시간이 아니라 마음에 먼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보람

2012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라파엘클리닉 대표봉사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진료소 전체 진행을 맡게 되면서,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돌아보니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지닌 작은 능력을 나눔으로서 저를 비롯한 다른 이들까지도 행복해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특히 환우들의 모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봉사자인 저에게 두 손을 꼭 잡고 감사인사를 전하셨던 분, 저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 병이 다 나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던 분…… 제게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벅찬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이 시간들에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진료 전 미사를 통해 하느님 은총을 더욱 청했기에, 미사 직후 바치던 ‘라파엘의기도’가 제 마음과 손에 맴돌았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 바람

앞으로도 라파엘클리닉 봉사를 통해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마음에 잘 새기며, 좀 더 낮은 자의 모습으로 다른 이들에게 따뜻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통 받는 이의 모습에서 당신의 얼굴을 보게 하시며 그들이 내민 손을 보듬으며 당신의 미소를 보게 하소서.’ (‘라파엘의 기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