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the Raphael Angel

 

[인터뷰] 우리가 함께 행복해지는 길 - 라파엘 봉사단장 안명현

작성자
raphael
작성일
2014-03-18 16:55
조회
3169


혜화진료소에서 가장 어깨가 넓고, 그 듬직함만큼이나 편안하게 다가오는 안명현 봉사단장님! 국내 진료소뿐만 아니라 지난 2월에는 필리핀과 네팔 캠프까지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라파엘클리닉의 더 나은 봉사체계와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안명현 봉사단장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연***

2011년 초 군 생활을 마치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있었습니다. 당시 대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대외활동 열풍이 불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 활동을 알아보다가 인연이 있던 라파엘클리닉에 봉사를 자원하게 되었습니다. 10년 전쯤 부모님을 따라 진료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단 하루의 짧은 경험이었지만 그 때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당시 추석 연휴였는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외국인과 봉사자들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지원할 때는 단순히 생산적이고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은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봉사단장을 맡아 이와 연관된 국제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일은 참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

이곳에서 봉사한지 4년 차로 접어듭니다. 혜화진료소는 시스템이 많이 안정되어 있어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 말 봉사단장을 맡게 되어 라파엘클리닉의 모든 분야를 경험하고 업무 분야를 알고자 동두천 진료소를 방문하였습니다. 동두천하면 카투사 군복무 시절 심어진 안 좋은 기억밖에 없는지라 가는 동안에도 마음 한켠이 불편했는데, 막상 진료소에 들어서니 모두들 가족처럼 반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진료를 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와 봉사자들의 자발성, 책임감이 어우러진 따뜻한 분위기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해외봉사에 대한 느낌***

라파엘클리닉인터내셔널을 통해 총 세 번의 해외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고려대학교 ‘카당’(가톨릭 의대 학생회)과 함께, 지난 2월에는 서울대학교 ‘카사’(가톨릭 의대/간호대 학생회)와 협력해 두 번의 필리핀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네팔캠프에 참여했습니다. 라파엘클리닉의 봉사자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해외캠프를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접수와 행정을 맡아 질병에 대한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느낄 수 있었던 감동은 대단했습니다. 우선 필리핀에서는 아이들의 순박함에 놀랐습니다. 순수한 한두 명의 아이들이 아니라 삼천 명의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한자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절대적 빈곤에도 불구하고 티 없이 맑은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내어준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어왔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일차원적인 물음에서 나아가 “우리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은 없을까”,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네팔에서는 또 다른 종류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숙소에서 진료소까지 차로 이동하는 8시간 동안 창문 너머로 보이는 아득한 히말라야를 바라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됩니다. 또 한 가지는 네팔 의사들의 열정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들의 열정은 무척 존경스러웠습니다. 진료를 받기 위해 하루를 꼬박 걸어오는 환자들과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봉사자들의 헌신이 많은 의미로 남았습니다. 이렇듯 세 번의 캠프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면서 제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만약 자신에게 해외캠프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참여해보세요! 하지만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요^^

바람***

봉사단장으로서 가장 신경 쓰는 일은 봉사의 체계화입니다. 봉사자 업무의 체계화뿐만 아니라 봉사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적절한 보상과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지도자가 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또한 봉사자 간의 소통도 넓혀갈 생각입니다. 예전보다 봉사자가 많아지고 일도 복잡해지면서 서로 간의 소통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체계가 잡힐수록 봉사자들의 사이는 삭막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는 라파엘클리닉이 단순히 기계적으로 봉사하고 가는 곳이 아니라, 모두가 와서 가족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