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the Raphael Angel

 

[인터뷰]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 중국동포 남OO

작성자
raphael
작성일
2013-12-16 16:55
조회
2800


낯익은 환우분이 진료소 사무국으로 다가오시더니 수줍게 봉투를 내미셨습니다. ‘적지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라고 곱게 손글씨가 쓰여진 봉투였습니다. 봉투 안에는 마음이 담긴 후원금이 들어있었습니다. 환우분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한사코 거절하려 했지만, 라파엘클리닉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져 감사히 받았습니다. 라파엘클리닉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환우분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올해의 마지막 한 달이 더 따뜻했습니다.

*** 한국에 오게 된 계기

저는 중국 사람입니다. 지금은 한국에 살고 있고,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한민족입니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까지 한국인 학교를 다녔는데 혈통인 나라에서 살 수 없음에 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폐쇄정치 때문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어도 깊이 배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될 때 TV를 통해 궁금증이 가득했던 한국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브라운관을 통해 본 한국의 모습은 지금껏 상상해왔던 모습보다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이었습니다. 제 안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올림픽 주제가였던 ‘손에 손잡고’는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그 때부터 한국에 대한 동경이 점차 커졌고, 한국에 가야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라파엘클리닉과의 인연

한국에 와서 저는 줄곧 가사도우미로 일했습니다. 늦은 나이에 챙겨주는 가족도 없이 고된 일을 하며 혼자 살다 보니 몸이 아프기 일쑤였습니다. 자주 병원신세를 져야했고 그러다 비슷한 처지의 중국동포를 통해 라파엘클리닉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도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불친절한 태도에 마음에 상처가 남아있어 이곳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라파엘클리닉을 처음 방문했을 때에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곧장 응급실로 옮겨져 위급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 날 제가 라파엘클리닉에 있지 않고 혼자 사는 집에 방치되었다면 안좋은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기적 같은 도움으로 시작된 라파엘클리닉과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큰 진료일 때마다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만성병인 당뇨를 치료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이곳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의 친절함이 언제나 큰 감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 손을 잡아주고 건강을 염려해주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봉사자들 덕분에 한국에서의 생활이 더 이상 외롭지 않았습니다.

*** 기억에 남는 일

심각한 허리통증이 계속되어 라파엘클리닉의 지원을 받아 촬영을 했더니 척추 협착증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클리닉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비싼 검사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엄두도 못냈을 일이지요. 진단을 받은 후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하게 되었는데 장복으로 인해 위궤양이 생겨 이에 대한 치료도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뇨가 호전되지 않아 합병증인 백내장을 앓게 되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흐려졌습니다. 수술이 불가피했는데, 수술비부터 회복에 이르기까지 라파엘클리닉에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경제적인 지원뿐 아니라 저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셨던 라파엘클리닉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바람

나이가 많아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져 이제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비록 몸은 중국에 가지만 마음만은 한국에 있을 것이고, 라파엘클리닉을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제 바람은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라파엘클리닉과의 인연을 이어가며 이곳에 도움이 되는 환우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에게 보내주신 라파엘클리닉의 사랑과 정성에 한민족의 자긍심을 얻어갑니다. 너무 고맙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