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the Raphael Angel

 

[인터뷰] 은퇴 이후, 나누는 기쁨 실천하며 살아요. - 박노원 선생님

작성자
raphael
작성일
2013-07-22 16:55
조회
2891


올해로 72세, 정년퇴임 후 남다른 노년 생활을 실천하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시는 박노원 선생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몽골에 머물면서 의료진들에게 임상병리 교육을 다녀오시기도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2009년 몽골 임상병리과 Dr. 볼로투야 초청 연수 때 라파엘과 인연을 맺었으며 주말을 이용하여 자신의 병원에서 직접 슬라이드를 염색하고 제작하는 등 몽골에서 꼭 필요한 내용을 지도하였습니다. 나누는 삶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는 박노원 선생님의 봉사 인생을 들어봅니다.

***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

제가 국립의료원에서 일할 때였어요. 1981년, WHO 지원 프로그램으로 스칸디니비아클럽에서 파견한 임상병리사가 한국에 와서 병리사들에게 세포병리를 가르쳤어요. 당시 영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통역을 해야만 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라 수업 전에 밤 세워 용어도 외우고, 수업내용을 공부하니까 자연스럽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그래서 이듬해부터는 제가 세포병리를 가르치게 되었지요. 지금 저희들이 개발도상국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저는 30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이미 경험을 한 것이지요.

*** 몽골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계시는지?

2005년 우연한 기회에 몽골에 가게 되어 임상병리의 열악한 현실을 알게 되었고, 2007년 한 단체의 지원으로 1년간 몽골 세포병리 교육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과 올해에 라파엘의 도움으로 세포병리 표본 제작, 슬라이드 염색 등의 교육을 하고 각 병원의 병리실 세팅을 도와주었습니다. 특히 수천장의  슬라이드 교육 샘플 제작이 힘든 일이었지만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준비된 슬라이드를 케이스별로 익숙해질 때까지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도 큽니다. 몇십년 전의 우리 상황과 똑같았던 몽골, 지금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물론 교육한 내용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검사 케이스가 늘어나서 실력을 쌓아야 하는데 아직은 현지 여건이 미진합니다. 또한 정도관리(Quality  Control)가 매우 중요한데 보완이 필요합니다.

*** 기억에 남는 일

지난 몽골에서의 교육 때 1,500km 거리를 3일 동안 버스를 타고 달려왔던 지방의 한 의사가 제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교육의 기회가 없던 그 의사의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열정적인 눈빛에 그만 주말을 반납하고 성심성의껏 가르쳐 주었습니다. 열심히 배우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가장 뿌듯하지요

*** 은퇴 이후의 삶

우리나라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고, 저도 남의 나라 도움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현 시점의  우리나라의 발전은 여러 나라들의 도움이 밑거름이 된 거지요. 하나의 예를 들자면 당시 암발생률이 자궁암이 1위였는데 임상병리가 발전하면서 조기진단을 하게 되니까 7위로 내려가더라고요. 많은 여성들을 구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조기 진단을 통한 질병예방이 바로 임상병리를 위해 평생을 바친 저에게는 사명이자 자랑이지요.
그동안 병원 일에 치여 살았는데 정년퇴임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제가 늘 하고 싶었던 일을 하니까 행복합니다. 제 평생의 기술과 노하우를 그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지금은 몽골의 임상병리 환경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우선한 일이겠지요.

매주 일요일 등산으로 건강을 다지는 박노원 선생님은 세계 어디든 임상병리 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나누는 기쁨을 실천하고 계시는 선생님께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